"일이 왜 이렇게 커진거야?" 탈락팀 구장에 대전보다 더 많은 관중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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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 때 아닌 야구 경기가 열렸다. 홈팀인 SSG 랜더스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패하며 이미 탈락을 확정지은 상황. 그런데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지 약 일주일이 지난 후, 홈 구장에 선수단 거의 전체가 모였다. 투수는 야수로, 야수는 투수로 포지션을 맞바꿔 7이닝 경기를 치르는 '섬곤전'이 열린 것이다. '섬곤전'이라는 이름은 양팀 감독인 한유섬, 오태곤의 이름에서 따왔다. 지난해에는 김민식, 이지영이 감독이라 '민지전'이었다. 시작은 작년이었다. 작년 시즌 종료 직후, 선수들끼리 야구장에 모여 포지션을 맞바꿔 미니 게임을 치렀었고 이 경기가 구단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당시 몇몇 팬들이 "우리도 직접 보고싶다"는 이야기를 낸 것이 아이디어가 되어, 올해는 공식적으로 티켓 예매까지 오픈했다. 주장 김광현이 "올해도 작년 '민지전'을 다시 해보자"고 제안했고, 선수단은 물론이고 구단까지 흔쾌히 동참했다. 구단은 정규 시즌에 못지 않은 인력을 운영했고, 처음에는 일부 좌석을 대상으로 티켓을 예매했다가 순식간에 매진이 되는 예상치 못한 인기에 풀지 않았던 4층 좌석들까지 오픈했다. 이날 야구장에는 2만1000여명의 팬들이 모였다. 물론 구장 크기의 차이 때문이지만, 같은날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플레이오프 5차전(1만6750석)보다 관중이 더 많았다. 또 선수단 가족들까지 초청해 모두가 함께 하는 축제의 장이 됐다. 이날 수익금은 선수단 이름으로 기부를 하기로 했다. 프런트 직원들과 선수들도 "우리 팬들만으로 관중석 대부분이 채워진 모습은 거의 처음 보는 거라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물론 부담 아닌 부담도 있었다. 이벤트성 경기라, 실력을 장담할 수 없는데 2만명이 넘는 관중에 취재진까지 모이다보니 "이게 이렇게까지 할 일이냐", "대체 왜 이렇게 일이 커진거냐", "판 키운 사람을 색출해야 한다"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지만, 모든 선수들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섬팀' 감독을 맡은 한유섬은 "판이 너무 커졌는데, 팬분들이 올해 야구장 많이 찾아와주시고 응원을 해주셨다. 오늘도 같이 즐겁게 즐겼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다. 이날 경기전 유니폼을 상하의 완전히 차려입고, 선수들의 훈련을 진지하게 지켜본 한유섬은 '진짜 감독님 같다'는 평을 여러 차례 들었다. "그 얘기만 20번 넘게 들었다"는 그는 "앞으로 제가 어떻게 모르겠지만, 먼 훗날 될 수도 있는 감독 리허설 무대라고 생각하겠다"고 호기롭게 이야기했으나, 경기가 끝난 후 "너무 힘들다. 아까 그 발언은 취소하겠다"고 손사레를 쳐 웃음을 자아냈다. '곤팀' 감독을 맡은 오태곤은 "일이 커져서 감당이 안된다"면서도 "저는 분위기를 중시하는 감독이다. 경기는 선수가 하는 거고, 분위기를 좋게 하는 게 감독, 코치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즐거운 분위기 속에 단기 레이스를 해나가겠다. 못쳐도 웃자고 강조했다. 과연 웃음이 나올지는 모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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